안녕하십니까? 전라북도 도지사 예비후보 유종일입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부모님이 오래전에 돌아가신 탓에 저는 좀 쓸쓸합니다. 일전에 서울에서 장모님과 식사를 함께 했고, 오늘은 전주에서 작은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어버이날을 기렸습니다.

어버이날이라도 있어서 어버이의 은혜를 되새겨 보는 우리들입니다. 평소에는 대부분 바쁜 일상에 치이고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허덕거리면서 평소에는 부모님을 잊고 살아갑니다. 어버이가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한없는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 죄인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 농경사회에서 하던 효도와 현대사회의 효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이 일반화된 요즘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를 드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전화도 제대로 못하고 사는 게 현실 아닙니까? 그래서 이제는 부모님 보살피는 일을 사회적 제도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노인복지입니다. 어르신들의 생계를 보장하고, 건강을 돌보고, 병 수발을 들고, 문화생활을 돕는 일들을 사회적으로 조직하고 운영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게 돈이 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세금을 걷어서 써야한다는 겁니다. 세금은 너무 많이 걷으면 저항도 거세고 경제에 대한 부작용도 커집니다. 할 수만 있다면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복지라고 해서 다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육․교육과 보건․의료를 통해 인적자본이 향상되면 생산성 증대로 이어집니다. 복지급여도 수급조건을 잘 설계하면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실  복지의 확대가 경제성장에 나쁜 영향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성장을 촉진시켰다는 것이 서구의 역사적 경험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요즘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심각하죠? 보수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복지국가의 파탄이라고 주장합니다만 그건 사실왜곡이고 논리비약입니다. 그리스가 위기에 빠진 것은 복지 때문이 아니라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복지가 가장 발달한 북유럽국가들은 재정도 건전하고, 또 시간당 생산성은 세계최고수준입니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상대적으로 복지가 덜 발달한 나라들이 재정상태는 훨씬 열악합니다.

제 얘기의 핵심은 잘만하면 복지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노인을 위해 쓰는 것은 그저 비용일뿐이고 생산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면, 노인복지는 경제에 부담만 줄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노인복지의 중심을 노인 일자리에 두면 됩니다.

건강한 노인에게 일자리는 정말 중요합니다. 수입이 생겨서도 좋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인 건강유지에도 좋습니다. 그러면 복지비용은 줄어들면서 경제적 가치는 생산됩니다.

흔히 어르신 일자리라고 하면 공공근로나 희망근로 같은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어르신 일자리의 대부분이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르신들께 단순노동만 하도록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교육을 통해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나름대로 환경전문가도 되고 복지전문가도 되어서 자긍심을 가지고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르신 일자리 개발을 위해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요양서비스, 은퇴자마을 조성, 전원형농업타운, 한방산업, 여가오락산업, 정보학습 서비스까지 다양한 종류의 고령친화산업을 사회적 기업 형태로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생산품 온라인 쇼핑몰 구축을 지원하거나 대행해드리고, 공동 브랜드의 관리와 홍보를 지원하거나 대행해 드리는 등 노인창업지원 사업도 해야 합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합 운영할 노인인력개발센터의 설립도 필요합니다. 노인인력과 일자리 정보 DB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노인취업 관리를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취업은 건강한 노인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잘 해드려야 합니다. 이건 의료비용 절약뿐 아니라 노인취업 확대를 위해서도 필요한 정책입니다.

재 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아서 피보험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가구가 상당한 수에 달합니다. 경제적 형편 때문에 보험료를 내지 못해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건강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갖는 것이 불가능한 어르신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 분들을 지원하고 돌보는 것도 당연히 중요한 일입니다. 노인복지는 사회적으로 효도하는 일이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소비적인 복지를 더 잘 하기 위해서도 노인 일자리 사업은 중요합니다.

존경하는 도민여러분! 어버이날을 맞아 많은 분들이 부모 자식 간에 사랑을 확인하고 정을 나누는 시간들 가지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사정이 이를 허락하지 않은 분들도 마음속으로나마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겼을 것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마음가짐이 어버이날 하루로 그쳐선 안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효심에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사회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노인 일자리 문제는 경제문제로도 간과해서는 안 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더군다나 전라북도의 고령화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합니다.

저도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겠습니다.

2010. 5. 8.

전라북도 도지사 예비후보 유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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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종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