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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1 새만금의 꿈과 현실 (1)

새만금의 꿈과 현실

안녕하십니까? 전북 도지사 예비후보 유종일입니다.

지난 27일 새만금 방조제 준공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만금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고속도로”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진행할 2단계 내부개발 사업에 대한 강한 추진의지를 밝혔습니다. 이튿날 정부는 네덜란드와 새만금 개발 및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여 전북도민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습니다.

사실 전북도민들이 새만금에 거는 기대는 각별합니다. 소외되고 낙후된 전북을 일거에 기회와 부의 고장으로 탈바꿈시켜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물론 새만금 간척에 반대한 분들도 계시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수많은 도민들이 새만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새만금에 대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새만금을 동아시아 경제발전의 중심적인 거점으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부와 인재가 몰려오고, 아름답고 건강한 자연과 최첨단 지식경제가 어우러진 동아시아 최고의 국제혁신지대(International Innovation Zone)로 만들고 싶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꿈은 이루어진다”고 한 붉은 악마들의 플래카드를 기억하시죠? 하지만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로또복권을 사는 식의 허황된 꿈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실현가능한 꿈을 꾸어야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정확한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축구가 4강 신화를 창조했습니다만, 이게 그냥 된 게 아닙니다. 히딩크 감독을 중심으로 대표팀 구성원들이 제대로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새만금의 꿈은 아직까지는 월드컵 4강 신화보다는 로또복권에 가깝습니다. 청사진은 그럴듯하고 말과 약속은 무성한데 실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걱정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한 가지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투자 의지와 능력입니다. 매립과 수질개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돈은 4대강 사업에 다 쏟아 붓고 새만금에는 립 서비스만 멋지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초고속으로 서둘러 진행하지만 새만금 내부개발은 찔끔 찔끔 하다가 정권이 바뀔 것입니다. 설사 새 정권이 의지가 있다고 해도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때문에 새만금 투자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든 중앙정부의 투자 우선순위를 바꾸어 놓아야 합니다. 생명을 죽이고 재정을 낭비하는 4대강 사업을 막아내야 합니다. 세종시에 온갖 특혜를 주는 수정안도 막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적 합의를 기초로 새만금 수질개선과 내부개발을 위한 재정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마음은 딴 데 가 있으면서 선거에 때맞춰 말로만 도민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 도정을 보고 있자면 분통이 터집니다.

정부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외자유치입니다. 하지만 기반공사도 안 된 현 단계에서 외자유치란 극히 예외적인 프로젝트 외에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작년에 페더럴사가 MOU를 체결했다가 실사 이후 투자를 포기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연말에는 전북도가 두 미국회사와 무려 4조8천억 원이라는 초대형 투자 MOU를 체결하고 대대적인 선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장방문을 아리송한 이유로 벌써 세 번이나 연기했고, 체재비를 요구하는 등 상식을 벗어나는 행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들은 투자실적도 자산도 없는 유령회사에 불과합니다. 전시행정에 급급해서 회사 검증도 안 하고 헛돈만 쓴 것입니다. 중앙정부가 네덜란드와 맺은 MOU도 별것 아닙니다. 네덜란드는 앞으로 새만금 개발이나 투자와 관련해서 협의하고 자문해주면서 괜찮은 이권이 있으면 챙기겠다는 것뿐입니다.

만약 추후에 기반공사가 잘 되고 수질문제도 해결되면 투자유치가 잘 될 수 있을까요?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 역내의 강력한 경쟁상대를 이겨야 하고, 국내에도 치열한 경쟁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2008년 7월 문을 연 황해나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은 아직까지 외자유치 실적이 전혀 없습니다. 인천국제공항 등 최고의 인프라와 서울을 배후도시로 가지고 있는 인천 경제자유구역마저도 외자유치 실적이 미미합니다. 한국의 두바이가 된다고 선전해놓고 아파트 장사로 끝난 청라지구의 경우 아파트 시세가 급락하고 있으며, 송도지구도 저가에 토지를 분양받은 미국업체가 투자약속의 겨우 1%만을 실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새만금 개발이 헛된 꿈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새만금은 동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나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리고 대규모의 계획적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제적인 배후도시의 결여는 큰 단점입니다. 인프라와 투자비용 문제는 중앙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적 자원과 생활환경입니다.

지금은 지식경제 시대입니다. 첨단산업이든 관광산업이든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지식과 기술과 숙련이 체화된 인적 자원 말입니다. 인재들이 모여들기 위해서는 생활환경이 좋아야 합니다. 주거환경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여건이 좋아야 합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살기 좋아야 합니다.

이런 건 하루아침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과감하게 국제화해야 합니다. 고급 교육․연구기관과 연관 기업의 유치도 필요합니다. 문화도 중요합니다. 도민들의 참여 가운데 매력적인 삶의 모습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새만금의 성공을 위해서는 배후지역과 연계하여 통합적 개발을 해야 합니다. 기존의 지역경제나 평범한 도민들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두바이식 개발을 해서는 안 됩니다. 외국자본이 외국부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놓고 외국의 저임금노동자나 고용하는 식으로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성공적인 새만금 개발은 현재 전북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생명․식품산업, 첨단부품소재,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산업, 관광․레저산업 등을 제대로 육성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런 산업들이 붐을 일으키면서 도내에 관련기업들이 앞 다투어 투자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 되어야 비로소 새만금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배움과 일터를 찾아 떠나가고 인구는 자꾸 줄어드는 것이 전라북도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새만금에 목을 매달고 있으면 새만금은 신기루에 그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여러분! 정치권의 말장난에 더 이상 현혹되어선 안 됩니다. 새만금이 초래한 고통과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새만금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야합니다. 변화는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2010. 5. 1.  
 유종일

Posted by 유종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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