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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1 제발 노인복지 좀 그만 하세요! (1)

안녕하십니까? 전북 도지사 예비후보 유종일입니다.


오늘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한 가지 말씀드릴까 합니다.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노인복지관을 여러 군데 방문하게 됩니다. 식사를 하러 오신 어르신들을 비롯해서 운동이나 각종 문화 활동을 하러 오신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르신들 가운데는 복지관 시설을 개선해달라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노인 일자리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잊지 못할 강한 인상을 남기신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할머니께서는 내 명함 뒷면에 적혀있는 경력을 살펴보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경제전문가시구만. 제발 노인복지 그만 좀 하고 경제발전 좀 시켜주세요. 정치하는 사람들이 노인들 표 받으려고 자꾸 노인복지에만 신경 쓰는데,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은 다 떠나가고 노인들만 남으니 앞으로 전라북도에 무슨 미래가 있겠어요?”


전라북도의 현실을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는 탁견이었습니다. 노인복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젊은 세대를 키워내고 경제를 이끌어 오시느라 평생 수고하신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입니다. 노인복지라는 게 별 다른 것이 아니고 효도를 사회적으로 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사회복지가 아직 부실하여 아직도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노인복지 분야에 지금보다 더 사회적 자원을 투자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노인인구는 늘고 젊은이들은 줄어든다면 이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소위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문젭니다.


지금 낮은 출산률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인구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에 11%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전국에서도 고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이 바로 전라북도입니다. 전남과 더불어 고령화 지수가 가장 높습니다. 작년에 이미 16.4% 에 이르렀고, 통계청 추계에 의하면 2030년에는 무려 30%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전북의 고령화가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것은 전국적인 저출산 현상에 더해서 젊은 층이 교육과 취업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라북도 인구가 대한민국 인구의 약 3.8%인데 반해 15세에서 25세 사이의 청년층 인구는 불과 1.9%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라북도의 미래가 어둡습니다. 젊은이들은 자꾸 떠나가고 노인들만 남는 곳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것은 그야말로 연목구어입니다. 도청에서는 지난 4년간의 업적을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들고,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통계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불과 0.6%만이 전북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전국 꼴찌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잘 해오다가 지난 4년간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전북은 박정희 개발독재시대이래 소외되어 왔습니다. 오늘의 전북 현실은 지난 40년간의 실패가 누적된 것입니다. 과연 이걸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열심히만 한다고 될 일은 분명 아닙니다. 행정인턴이니 희망근로니 하는 식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새만금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다음에 따로 말씀드리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새만금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변화는 우리가 지금부터 스스로 만들어 가야지 언젠가 새만금 내부개발이 이루어지면 도둑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전북의 미래를 위해서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첫째는 세계적인 시야, 글로벌 비전입니다. 세계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미래는 변화하는 세계경제지도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정확하게 설정하는 데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만 쳐다보는 “우물 안 개구리”식 도정으로는 희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인구비중 3.8%의 전북이 제 아무리 용을 써봤자 생색내기나 구색 맞추기 이상의 투자를 받아낼 수 없을뿐더러 중앙에 의존만 해서는 전북의 자생력을 기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일자리와 교육문제를 한 묶음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지식경제 시대에는 지식의 생산과 일자리 창출이 같이 가게 되어있습니다. 이명박식 삽질경제가 아닌 지식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몇몇 분야에서는 적어도 아시아 최고수준의 교육 및 연구기관과 국내외 연관 기업들이 전북에 둥지를 틀게 해야 합니다.


셋째는 온 도민들의 힘을 모아서 전북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도정입니다. 표를 의식하는 전시행정과 선심성 사업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실질적인 참여행정을 구현해야 합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그랬듯이 전북도민들에게 “도가 무엇을 해 줄 것인지 묻기보다는 도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 도민들이 되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 정도로 떳떳하고 자신감 있는 도지사가 필요합니다.


젊은이들이 배움과 일터를 찾아 모여드는 전라북도,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복지관에서 만났던 할머니의 말씀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기면서 이만 줄입니다.


2010. 4. 27.    유종일

Posted by 유종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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