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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경선의 참을 수 없는 황당함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민주당의 후보를 뽑는 경선이 온갖 파행과 잡음과 후유증을 남긴 채로 마무리를 향해 나가고 있다.


민주당 경선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50% 혹은 100%까지 반영한 것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한나라당도 여론조사를 경선에 반영하는 우스운 짓을 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경선에 여론조사를 20%만 반영하는 등 그 비중이 훨씬 작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여론조사로 선거결과를 결정한다는 얘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택할 거라면 국회나 지방의회는 무엇 하러 있나? 여론조사로 정책도 결정하면 될 것 아닌가? 정당은 또 무엇 하러 있나? 정치적 신념과 국가적 비전, 정책 대안 따위는 필요 없다는 얘긴가?


이런 식이라면 월드컵도 필요 없다. 축구전문기자들의 투표로 세계 축구 순위를 정하면 그만 아닌가? 아니 이미 FIFA가 정하는 세계랭킹이 있으니 그것마저 필요 없는 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이번 경선과정에서는 전화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온갖 문제가 제기되었다. 여론조사의 집행과정이 불투명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었을 뿐 아니라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설사 이런 문제들이 투명한 경선관리와 철저한 기술적 대비를 통해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점차 집 전화를 아예 안 쓰고 휴대전화만 쓰는 모바일족들이 늘어나면서 전화여론조사 자체가 부딪친 근본적인 한계는 극복할 방법이 없다.


신뢰성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현역이나 기타 인지도가 높은 후보의 기득권 강화다. 경선의 의미와 재미가 처음엔 뒤처지던 후보가 역전을 할 수도 있는 데 있는 데 여론조사경선은 그 가능성을 거의 차단해버린다. 이변의 가능성을 차단해버리면 아무 재미가 없을뿐더러 정치신인의 진출을 가로막는다. 고인 물이 썩는다. 물갈이가 안 되는 정치는 썩는다. 어쩌면 정치가 썩었기 때문에 물갈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문제를 지적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두 개만 소개한다.




joins 뉴스

정치

민주당선 '노무현 경력' 앞세우면 지지율 10%뛰어

2010/05.02 03:09 입력 / 2010.05.02 03:09 수정

6.2 지방선거 후보 공천 결정 짓는 전화 여론조사, 얼만큼 믿을 수 있나 


전화 여론조사가 선거에 활용된 건 여론과 민심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선거 전략을 짜고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데 여론조사가 주효했다. 그러나 최근엔 아예 후보 공천의 수단으로 여론조사가 이용되고 있다. 그 변곡점이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였다. 여론조사로 승자를 가리는 드라마가 연출되면서 한 표라도 앞서면 승자가 되는 룰이 일반화됐다.


6·2 지방선거 후보 공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지금 정치권은 여론조사 공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지율을 높이려는 후보들의 불·탈법과 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낙천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지역의 후보들은 급기야 검·경의 수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론조사를 둘러싼 잡음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쪽이 심각하다. 광역단체장 16곳과 후보를 내기로 한 기초단체장 150여 곳의 공천을 100% 여론조사 혹은 50% 여론조사(나머지 50%는 당원 대상 경선)로 정하고 있어서다.


특히 여론조사 때 내걸 후보의 경력을 어떻게 쓸 것인지 하는 문제를 놓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당은 후보 이력 소개를 20자 이내로 한정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후보 경력에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직함을 내세우면 지지도가 5~10% 정도 올라가는 이른바 노무현 효과 때문이다. 불공정 경선 시비가 불거지자 당 선관위는 후보 경력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역에선 이 조항을 놓고 후보자들끼리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친노 후보들은 후보 경력에 이 부분을 넣으려 하고 그렇지 않은 상대 후보들은 이에 반대하면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후보를 확정한 부천시장 경선이 그런 경우다. 당원 50%+일반인 50% 여론조사 방식 경선에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만수 후보(53%)가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기석 후보(47%)를 눌렀다. 김만수 후보는 당원 조사에선 2.2%포인트 졌으나 일반 여론조사에서 14.2%포인트 이겨 김기석 후보를 따돌렸다. 김기석 후보 측은 여론조사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김기석 후보 측 윤상철 대변인은 “당원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으나 김기석 후보 지지자들 중 350명이 여론조사 전화를 받지 못해 아예 조사에 응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심위원회는 5일 열린다. “여론조사 결과에 불복하거나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는 재심청구가 전국적으로 수십 곳에 이른다”(민주당 선관위 관계자)고 한다.

여론조사에 앞서 양 후보 측은 후보 경력 문구를 놓고도 샅바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만수 후보’와 ‘노무현 후보 선대위 직능위원장을 지낸 김기석 후보’로 하는 선에서 서로 타협했다.


민주당 내 사정에 밝은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컷오프 대상이었던 모씨가 노무현 청와대 경력을 써서 경선 후보에 올라간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친노·386 인사들이 대거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데는 이런 여론조사 방식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전화 여론조사의 부작용은 이뿐 아니다. 곳곳에서 여론을 왜곡하는 불·탈법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 수법이 전화선을 무더기로 사들인 뒤 조직원을 동원해 여론조사의 지지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최근 전남 완도군, 전북 완주군 등지에서 예비후보들이 휴면 상태의 유선전화 회선을 사들인 뒤 이를 지지자들의 휴대전화에 연결하는 착신 전환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완도군수 후보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김신 예비후보는 상대 후보인 김종식 군수가 휴대전화 착신 전환 등을 한 혐의가 있다며 당과 경찰에 수사를 요구했다. 김신 후보 측은 완도 KT에 유선전화를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되도록 서비스를 요청한 게 전체 유선전화 2만3000회선 중 5300여 회선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역선택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에 조직 동원력과 자금력이 있는 후보들이 최대한 사람을 조직화해 착신 전환시키는 수법을 쓰고 있다”며 “경선 후보들 사이에서 착신 전환 방식은 선거운동의 ABC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 함양 선관위는 최근 전화 착신 요령이 적힌 문건이 나돌아 이를 수거, 조사 중이다. 문제의 문건은 군청 행정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선관위는 파악하고 있다. 현 군수는 한나라당 소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론조사업체들도 덩달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낙천 후보 측이 여론조사 결과에 불복, 항의 방문하거나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엔 경선에서 탈락한 모 후보 측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 조사를 맡았던 5개 여론조사기관 대표가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는 조사 이틀 전에 ▶조사 목적 ▶표본 크기 ▶조사 지역과 날짜 ▶설문 내용 등을 해당 선관위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또 실제 전화조사 내용의 녹취록을 6개월간 보관토록 규정하고 있다. 여론조사를 빙자해 사전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 하고 여론 조작을 막기 위한 조치다.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면서 갈수록 유선전화 보급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여론조사를 어렵게 하는 골칫거리다. 예를 들어 1000명을 조사할 경우 과거엔 오후 3~9시면 대부분 샘플을 채울 수 있었으나 요즘은 응답률이 떨어져 그 다음 날까지 조사가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들은 결혼 후에도 유선전화를 두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실적으로 전화 조사 때 20~30대 샘플을 채우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올 3월 말 현재 시내전화 가입자 수는 1980만 명(점유율 28.6%)인 반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4897만 명(점유율 70.7%)이다.


한국갤럽의 허진재 이사는 “전화 10통을 걸면 5통은 부재중, 4통은 거절하고 겨우 한 통화만 응답한다고 보면 된다”며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는 없어지지만 휴대전화 조사는 지역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지역 단위 선거엔 쓸 수 없는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여론조사를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며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하는 방식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다.


여론조사업체의 한 관계자는 “본선 경쟁력을 볼 수 있는 참고 수단으로 쓰인다는 면에서 순기능이 있지만 인지도가 있는 현역들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어 신인들의 등용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며 “여론조사로만 후보를 결정하는 건 편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원종 전 청와대(김영삼 정부) 정무수석은 “정당은 자기 당의 정책과 의지를 후보 공천을 통해 반영해야 하는데 단순히 당선 가능성만 앞세워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하는 건 정당정치의 근본을 망각한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새전북신문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는 '현직 편'

현직 지지율 65%-정치 신인 줄줄이 탈락… "방식 재검토해야" 여론 비등


2010년 04월 18일 (일) 17:10:16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공천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당내 경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여론조사 방식이 현직 단체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임이 재입증됐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 방식의 불공정성을 끊임없이 주장한 정치 신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차기 지방선거부터는 여론조사 방식 도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게다가 여론조사 과정에서 표본 추출의 문제점, 착신전환 등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아 여론조사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익산시장 경선 결과 이한수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71.9% 지지율을 획득, 28.1%를 얻은 김연근 예비후보를 2.5배가량 앞서는 등 여론조사에서 절대적 우위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공천자로 확정된 홍낙표 무주군수, 송영선 진안군수, 김호수 부안군수, 이강수 고창군수, 문동신 군산시장도 모두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크게 앞섰다.


특히 문동신 군산시장은 78.7%, 홍낙표 무주군수는 70.85% 등 여론조사에서 절대적 우위를 보였으며, 이강수 고창군수는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우정 후보보다 7표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 65.75%를 얻어 공천을 확정짓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남원시장 경선에서만 현직 최중근 시장이 탈락하는 이변을 낳았을 뿐, 모든 여론조사에서 현직 우위가 뚜렷하다.


이 결과 7개 경선 지역의 기초단체장 1위 지지율은 평균 65.24%로, 2위 29.42%를 두배 이상 앞서는 등 여론조사에서 현직 우세를 입증했다.


이처럼 여론조사 방식이 현직 단체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임이 재입증된데다,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의문시되면서 여론조사 방식을 아예 폐기해야 한다는 신인 정치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심지어는 민주당이 신인 정치인의 등용문이라며 내건 시민공천배심원제조차 경선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하는 바람에 신인 정치인이 모두 탈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단체장 후보 A씨는 “4년동안 선거운동을 보장받는 현직 단체장에게 여론조사는 날개를 달아준 것과 같다. 반면 신인은 손발을 묶인 상황에서 경쟁에 나선 것과 다름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Posted by 유종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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