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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의 특성

by 금융1 2023. 7. 28.

정보처리적 개념 틀의 배경에서 출발한 과학혁명인 인지과학은 1950년대 이래 50여 년 간을 계속 발전되고 변모했고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인지과학을 지속해서 규정짓는 주요 특성들이 있다. 인지과학의 학문적 핵심 특성들을 선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보처리 관점

인지과학은 인간을 각종 자극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의미 정보를 파악하여 이를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를 활용하는 정보처리체계로 본다. 마음은 이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체계이고 인지적 과정은 정보처리 과정이다. 또한, 마음, 컴퓨터와 두뇌라는 세 가지가 같은 정보처리 원리가 구현된 정보처리체계(information processing system: IPS)라고 본다.

정보처리라는 면에서 마음과 컴퓨터는 같은 원리를 구현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컴퓨터의 정보처리 특성에 대한 이론에서 유추하여 인간의 심리 현상을 기술하거나 설명할 수 있고, 또 인간 정보처리 특성에 근거하여 더욱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하는 컴퓨터 이론을 구성할 수 있다(Newell & Simon, 1972; Newell, 1980)는 것이 고전적 인지주의(Classical Cognitivism)의 대전제이다.

 

계산적 관점

정보처리의 과정은 그 체계가 컴퓨터이건 인간 뇌에 바탕을 둔 마음이건 그 체계 내에 내장된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행된다. 내장된 규칙에 따라 한 정보를 다른 유의미한 정보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계산(computation)이다.

“정보이론”은 정보의 의미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양만을 다룬다고 보았고, 동등하게 일어나는 확률을 지닌 메시지 중에서 어떤 메시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구체적으로 동등(균등) 확률을 지닌 메시지들의 선택지 개수, 즉 불확실성 (uncertainty)의 크기로서 정보를 측정하였다.

그런데 인지 현상에서는 이러한 균등 확률을 지닌 선택지의 양의 개념으로서의 정보라는 개념은 부적합하다. 거의 모든 인지 현상에서 균등 확률을 지닌 선택지들을 완벽히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지극히 힘들다. 따라서 정확한 선택지의 양 또는 불확실성의 양으로서의 정보의 측정은 심리학에서 무의미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인지과학 일반에서의 정보의 개념은 정보이론의 양적 정보라는 개념을 부분적으로는 사용하고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메시지 의미의 개념과 연관해서 정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면 온갖 '지식의 기본 단위'로서 '정보(information)'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의미의 계산이 아니라, 그 과정의 세부 단계 절차들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으며 형식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effectively or algorithmic ally computable). 이러한 전제가 옳다면 정보처리 과정, 즉 계산과정의 세부 절차 단계들에 명확히 접근하려는 관점이 인지과학의 접근이다.

 

표상의 본질

셋째로 표상주의이다(representational ism)(Odor, 1975, 1981). 인지과학의 연구 대상인 마음은 각종 정보를 획득, 저장, 인출, 변형 및 활용하는 복합적인 정보처리 체계로서 그 속에 우리의 세계가 반영된 하나의 소우주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세상의 물리적 대상 자체를 인간 마음속에 그대로 도입하여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컴퓨터가 자극 정보를 어떠한 상징으로 기억에 저장한다는 것은 자극 자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극에 대한 표상(representation)을 저장하는 것이며 11) 이는 마음과 컴퓨터 모두가
자극의 정보를 내적 상징으로 변화시켜 기억에 보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을 안다는 것은 이들 표상 간의 연관을 찾거나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의 과정에 관한 연구는 자극들이 어떻게 상징(기호) 표상들로 전환되고 활용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라 하겠다. 즉 인지과학의 핵심 연구주제는 마음이나 컴퓨터에서의 표상의 처리 과정 (계산)과, 표상의 본질 및 그 구조적 특성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표상(表象; representation)은 우리가 앎, 정보를 다룬다고 할 때, 실제 대상을 그대로 우리 머릿속으로 가져와서 다루는 것이 아니다. 실제 대상을 우리의 뇌가 다룰 수 있는 어떤 상징이나 다른 형태로 변환하여, 재구성, 재표현하여 다룬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마음이 다루는 이러한 앎, 정보를 ‘표상(表象;representation)'이라 한다.

다시 말하여 실물 자체를 우리 머릿속에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다시(re-)-나타낸(presentation) 결과가 우리 마음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다고 할 때, 우리의 머릿속에 사랑하는 사람 실물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심상(image)이라던가 다듬어진 생각이나 언어화된 일화나 감정에 대한 기억이 들어있는 것이다. 즉 실제의 대상이 아니라 다시 나타내어 추상화된 어떤 내용이 상징으로, 표상으로 우리 마음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신경과학적 기초의 강조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은 본질에서 그것이 구현되는 물리적 매체인 두뇌의 특성에 의해 그 특성과 한계가 결정된다. 따라서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은 신경계 단위들 사이에서 신경생리학적으로 정보가 교환, 처리, 저장되는 양식에 의해 그 특성이 결정된다. 또한, 컴퓨터와 두뇌는, 각기 수많은 작은 정보처리 단위들이 연결된 구조의 형태와 이 단위들의 상태 변화로 정보가 전달되고 저장된다는, 같은 원리를 구현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정보처리체계, 즉 두뇌와 컴퓨터 각각에 대한 연구는 서로의 연구에 더 좋은 설명을 도출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보처리로서의 마음에 관한 연구는 두뇌의 신경과학적 연구에 기초해야 하며, 신경과학적 연구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연구에 많은 시사를 줄 수 있다.